제목 [에세이] <놀이동산의 추억, 자아를 찾는 타임머신>
작성자 김현정 (ip:)
  • 작성일 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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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무 생각 없이 마냥 놀았던 기억을 재현하고 싶다.

중학교 미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지시로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친구가 놀이공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열변을 토하듯 전했다. 지난 주가 중간고사 기간이라서 시험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놀이공원에서 풀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꽤나 오랫동안 그런 충동을 참아왔던 것 같다. ‘놀이공원이 뭐라고 열변까지….’ 그런데, 다른 친구들도 나와서 놀이공원에서 놀았던 사연을 이어갔다. 마치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프루스트현상처럼 우리는 그날 놀이동산의 냄새에 매료됐다.

나는 놀이동산 마니아다. 학창 시절 아버지를 졸라 연간이용권을 구입한 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때마다 놀이동산을 찾곤 했다. 놀이동산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줄 유일한 도피처였다. 놀이동산에 가면 말로 할 수 없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지금도 가장 즐거웠던 순간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놀이공원이다.

놀이동산의 추억은 사라졌다. 요즘 어른들은 쇼핑이나 영화, 술자리를 통해 직장, 인간관계 등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를 무의식적으로 분리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행동이 나와 타인을 단절시키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너무나도 바빠서 놀이동산을 잠시라도 떠올리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과도한 욕심은 자아를 파괴하는 것은 아닐까.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진정한 자아를 ‘놀이하는 아이’에 비유했다. 놀이의 뜻과 가치는 어린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누구나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성인이 됐다고 마음 편하게 놀지 못하고 놀이는 어린이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진짜 내가 좋아하고 즐기고 싶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억누르는 것은 아닐지.

어른들은 선택권을 가졌다. 놀 수 있지만 놀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틀을 깨면 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놀 수 있는 게 무한정 늘어난다. 내숭 놀이공원은 잃어버렸고 앞으로 잃어버릴 수도 있는 숱한 놀이들에 대한 향수다. 우리의 소중한 기억이다.

치마폭의 오묘한 비밀을 간직한 내숭녀는 나이, 장소,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제약 없이 놀고 있다. 내숭녀가 놀이동산에서만 노는 것은 아니다. 과거 동네 문방구 앞에서 즐길 수 있었던 소소한 추억들을 모두 즐기고 있다. 내가 진정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나의 놀이공원이고 내 본성 그대로 편하게 즐기는 게 진정한 자아 아닐까.

내숭 놀이공원으로 어른에게는 지난날의 향수를, 어린이에게는 현재 소홀하기 쉬운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진정성의 계기를 마련하려고 했다.





 김현정 Kim, Hyun - Jung /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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