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내숭녀가 김현정 작가의 자화상인가?
작성자 김현정 (ip:)
  • 작성일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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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숭녀가 김현정 작가의 자화상인가?



내숭을 보여주려면 인물을 그려야 한다.

보다 자세하게 내숭을 관찰하려고 스스로 모델이 됐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헌데, 작품 초기 나를 모델로 그려도 내숭녀가 내 모습은 아니었다.

그림에는 타인의 인격을 덧씌워서 그림 속 여인은 내 몸을 빌린 타인이었다.

어느 날 새벽 화실에서 내숭녀를 그리다 잠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거울을 쳐다 봤다.

거울에는 화폭 여인의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닮은 한 여인이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이런 경험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화폭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인’이 바로 ‘나’ 자신이었다.

다른 사람으로 생각했던 화폭의 여인은 외양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나를 쏙 빼닮았다.

이렇게 타자화 된 ‘나’의 모습에서 실제 ‘나’를 발견했을 때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비록 명확하게 내 모습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하고 당당하게

현재 모습을 털어 놓으면 더 당당해지지 않을까.


결국 내숭 이야기는 솔직한 자기 고백이 담긴 내 이야기다.

그림 소재들은 대부분 내 일상 행동이나 습관이 반영이다.

내숭 이야기는 타인에서 출발했지만

나를 되돌아보고 진솔하게 고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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