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그림 라디오 _ 9.해학이 담긴 제목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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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에세이] 그림 라디오 _ 9.해학이 담긴 제목 붙이기
영문 [Essay]
중문 [Essay]
년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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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라디오]9.해학이 담긴 제목 붙이기

수줍은 엉덩이

원더우먼 다이어리

완벽한 밥상

아차

탄탄대로

수고했어, 오늘도

나를 움직이는 당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심판위의 독재자 킴

폼생폼사

도돌이표


아리송한 단어와 문장들, 모두 내숭이야기의 제목이다.

처음에 그렸던 내숭시리즈의 제목은 “내숭1, 내숭2, 내숭3…” 등 이러한 형식으로 지어지곤 했다.

미술사 책에서 많이 등장하던, “무제1, 무제2, 무제3 …” 등이 무의식중에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식 같은 작품들의 이름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권위와 딱딱한 위계질서 속에서 메마름을 인식하지 못한 채 말랑말랑했던 감정은 이미 조금씩 굳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것에도 웃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웃음에 인색한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순간 부끄러웠다. 애정이 있는 작품부터 이름을 정성스레 붙여 주기 시작했다.


제목을 붙이는 과정은 마치 자식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과 같다.

가볍고 귀여운 태명이 먼저 생긴다.

작업이 완성되면, 그리는 과정에서 느꼈던 수많은 단어와 문장을 떠올리며 제목을 정한다.

 종종 태명이 제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단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해학(諧謔)’적 요소다.

 ‘해학(諧謔)’은 희롱할 ‘해(諧)’ 자에 희롱할 ‘학(謔)’자를 합한 것으로 품위 있는 농담과 익살을 뜻한다.

해학이 담긴 짧은 단어와 문장에서 작가의 의도를 엿보기도 하며, 여러 감정들을 떠올리고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내숭 시리즈는 ‘내숭’이라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단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자아와 타인의 시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이를 연극적 표현과 해학적 제목을 통해서 그 심오함을 누그러뜨리고 즐거운 공감의 대상으로 전환시키고 싶었다.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보며 웃음을 지을 것이고 때론 제목과 다른 감정으로 그림을 바라볼 것이다.

순수미술에 자주 등장하는 ‘무제’라는 심오한 제목은 분명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은 조금 친절한 내숭 시리즈의 그림들을 즐기며 하루의 제목을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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