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 GD가 군대가기 전 긁은 카드는
이데일리는 '알쓸신잡' 코너에서 카드 소재와 디자인의 변천사를 다뤘다. 국민카드의 가죽 소재 '레더 스타일 카드', 현대카드의 구리 합금 '코팔' 카드 등을 소개하며, 우리카드가 이달 출시한 '카드의 정석'에 대해서도 한글 상품명과 한국화가 김현정의 그림을 카드 왼편에 입힌 점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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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⑥GD가 군대가기 전 긁은 카드는
입력시간 | 2018-04-20 06: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신용카드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네모난 납작한 플라스틱이다. 사실 긁기(실제로는 긋기)만 잘 되면 그만이다. 그러나 카드사는 다양한 시도로 사용자 오감을 긁는다. 카드를 더 많이 긁었으면 싶어서다.
의(衣) 카드도 옷을 입는다. 타조와 악어가죽을 씌워 국민카드가 2008년 찍은 '레더 스타일 카드'는 신선한 평을 받았다. 시각이 아니라 촉각을 자극한 게 포인트다. 그해 지식경제부에서 'GD(굿 디자인) 마크'를 획득했다. 동물 보호단체 항의는 받지 않았다. 카드 표면을 특수처리해 가죽 흉내만 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안 판다.
이달 나온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은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우선 요란한 외래어 일색이던 상품명에서 벗어나 한글 이름을 단 게 반갑다. 카드 왼편엔 예술작품을 입혔다. 한국화가 김현정씨 그림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못 밝히지만 사용료를 낸다"며 "예술인을 후원하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카드가 플라스틱이란 선입견은 버려라. 현대카드가 2014년 출시한 코팔(Coppal) 카드는 구리 합금 소재다. 내구성이 좋고, 묵직한 것이 긁을 때 팔에 힘깨나 들어간다는 평이다. 원가 탓에 발급비용이 8만원 정도로 비싸다. 이 회사는 투명카드, 미니카드, 티타늄 등 금속 카드 등 갖가지 재료를 가져다 카드를 만든다.
현대카드가 코팔 소재로 만든 프리미엄 카드 상품. 왼쪽부터 블랙, 퍼플, 레드카드.(사진=현대카드)
(식)食 카드는 연회비를 먹는 만큼 혜택을 돌려준다.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2`는 연회비가 제일 비싼 카드다. 연 250만원(해외겸용)이니 한달에 20만원이 더 든다. 신청한다고 다 주지 않는다. 회사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초청장을 보내 발급한다. 1호 카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갔다. 지금은 군대 간 빅뱅 지드래곤(권지용)도 민간인일 때 이 카드를 썼다. 9999장만 발급하기로 했는데 아직 수량이 남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블랙카드 부서가 따로 있어서 보안이 철벽같다"며 "누가 쓰는지 알려면 카드를 결제하려고 꺼낼 때 눈대중으로 맞추는 게 빠르다"고 했다.
비싼 만큼 혜택도 풍성하다. 이름도 생소한 명품(키톤,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리오니)을 사고 쿠폰을 준다. 특1급 호텔도 이용할 수 있다. 회원들끼리 사고 모임도 잡아준다. 삼성카드 라움 오(RAUM O), 국민카드 탠텀(TANTUM) 카드, 하나카드 클럽원(CLUB 1)도 연회비가 수백만원이지만 현대카드에 못 미친다.
사람 차별하는 거 같지만 따지기도 뭣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상품 약관 심사 때 소비자 피해 우려를 따지는 것이지 연회비가 얼마인지 보지 않는다"고 문제 없다고 했다. 카드사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이다. 이러다 'VVVIP' 카드도 나온 판이다. VIP가 흔해서 VVIP가 나온 것처럼.
주(住) 집 나가는 카드가 늘고 있다. 지갑을 떠난 카드는 페이팔, 삼성페이 등 모바일에 새 둥지를 텄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 1위 신한카드 매출을 바탕으로 짐작할 만하다. 신한카드의 한해 카드 결제 건수 가운데 실물카드로 직접 결제한 비율은 2015년 83.3%, 2016년 82.4%, 지난해 81.8%로 감소세다. 카드없이 카드결제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결제연구팀 자료도 참고할 만하다. 연구팀이 지난해 2511명에게 설문한 결과 모바일 카드를 가진 비율은 19.5%였다. 20대(38.4%)와 30대(40.3%)는 비율이 컸다. 모바일 카드는 보유량과 사용량이 근사했다. 전체 이용률은 16.9%, 20대 33.6%, 30대 37.7%다. 이 연구를 한 김동섭 한국은행 결제연구팀 고장은 "표본조사라는 한계가 있지만 모바일카드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증가세도 당분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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