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비치도록 표현하는 것은‘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내숭에 대한 관객의 통찰을 유도하기위함이다.“여자이기 때문에” 라는 유교적 사상으로 우리의 삶 속에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자신의 고유한 욕구와 본래 모습을 감추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물을 누드로 그린 데에는 인물이 자신을 치장하기 위해 입고 있는 장막과 같은 옷을 넘어인물의 담백한 본질을 보여준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관객은 반투명의 한복을 지나 인물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보일 듯 말 듯 한 인물의 실루엣은 인물의 본질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치마폭에 먹을 사용하는 이유는?
치마폭을 수묵담채로 그리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여인의 넓은 치마폭 속은 우주와 같다.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것이 여인의 치마폭이며,그로부터 무궁(無窮)함의 심상을 얻는다. 그런데 작업에 사용하는 먹(墨) 또한 우주의 무궁함을 품고 있다. 노자는 유와 무, 음과 양의 경계를 이루는 진상이 바로 먹의 검은색(玄)이라고 하며이 현(玄)은 우리의 인식계를 넘어서 있으며우리는 그로부터 우주의 오묘함을 맛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먹의 검은 색은 무궁하고도 신비한 미감을 가지고 있으니,우주를 닮은 여인의 치마폭을 담묵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이다.
작품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전통 기법과 콜라주를 함께 사용한다. 대체로 ① 촬영 및 밑그림 제작 → ② 채색 → ③ 콜라주의 3단계 과정을 거친다. 먼저 사진촬영은 2차례 진행된다.1차 촬영은 인체 실루엣을 그리기 위한 촬영이며,2차 촬영은 실루엣과 같은 자세를 하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다. 내숭이야기는 마치 종이인형 놀이를 하듯 인물 실루엣에 옷을 입히기 때문에2차례의 사진 촬영은 필수다. 사진 촬영을 마치면 촬영된 이미지를 초배지에다 밑그림으로 그린다. 스케치를 마치면 채색을 시작한다. 채색에선 인물은 담채(淡彩)로, 인물이 활용하는 사물은 진채(眞彩)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수묵담채 또는 한지 콜라주를 통해 인물에 옷을 입힌다.<내숭>의 두드러진 표현상 특징은 바로 이 단계에서 나타난다. 사실 한복 저고리의 독특한 느낌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싶었는데,고민 끝에 한지 콜라주를 떠올렸다. 한복 치마는 품이 넓어 찰랑거리는 느낌이 든다. 반면 저고리는 약간 작다 싶을 정도로 몸에 딱 맞게 맞춘다. 좀 더 빳빳한 느낌이다. 특히 어깨선의 느낌이 그렇다. 한지 콜라주는 이 같은 한복의 질감을 드러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내숭에서 콜라주는 한복의 효과적인 표현수단인 동시에,화면에 긴장감과 생기를 불어 넣는다. 또 형상과 색채에 따라 작품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다. 한지 콜라주의 독특한 기능은 인물의 수묵담채와 결합해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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