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크리에이터 | 한국화가 김현정 이야기-예술가로 살아남기
'Oh! 크리에이터' 네 번째 편으로 예술가로서 김현정의 활동 방식을 조명했다. 경영학 복수전공 경험과 '화가는 1인 기업'이라는 지론, SNS를 통한 소통과 상업적 협업에 대한 소신 등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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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김현정' 네 번째 이야기
"미술은 쉬우면 안 되나요?"
김현정 작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크게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김현정아트크리에이티브센터(이하 김현정아트센터)를 운영하며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하는 화가의 일, 두 번째는 대학이나 기업의 요청을 받고 하는 수업과 강연, 그리고 박사과정 공부, 콜라보 프로젝트, 마지막으로 SNS까지. 그림을 그리면서 TV에, 신문에 얼굴을 비추고 떠들썩한 전시를 하고, SNS에 그림을 공개하는 한국화가. 그 튀는 행보를 참 꾸준히도 하고 있다.
그녀에 대한 못마땅한 시선이 걱정스러웠지만 김현정 작가는 이렇게라도 미술이 쉬웠으면 좋겠다며 음악을 예로 들었다. 음원을 구해서 음악을 듣다가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에 콘서트를 찾게 되듯, 어떻게든 미술의 즐거움을 먼저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한결같다. 성실하고 부지런히 미술계를 건드리며 튀는 예술가로 살아가는 김현정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Q 동양화와 경영학을 같이 공부했다고 들었다. 아티스트의 다양한 외부 활동이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것에 그 영향도 있을 것 같다.
경영학은 미술 시장이 궁금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림은 비싸다고 하는데 왜 대다수의 그림 그리는 작가들은 배가 고픈지, 궁금한 것을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었다. 마침 학교에서 복수전공을 장려하는 분위기라 다른 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좋았다. 처음에는 너무 낯설고 어려워서 제일 앞자리에서 매일 질문하고 필기하면서 엄청 열심히 공부했다. 복수전공을 했다고 해서 화가의 배고픔을 해소할 경영학적 해답을 정확히 찾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분야 사례들이 재미있었고, 사회에 나와 화가로 일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Q ‘화가는 1인 기업’이라고 한 적이 있다. 현재 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니 1인 기업은 뛰어넘은 셈이다.
대부분 화가들은 작업은 기본이고 작업실 살림에 매니지먼트를 모두 혼자 하기 때문에 1인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1인 기업을 뛰어넘겠다고 생각해 왔고, 다행히 정말 유능하고 좋은 스텝들을 만나 함께 일하고 있다. 각자 역할을 맡아 팀으로 움직이게 되니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에만 투자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고, 여러 가지 확장되는 외부 활동까지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Q 작업을 축약하는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대중들에게 내 작업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미술로 오래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SNS는 나와 작품을 알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제는 SNS를 통한 소통이 작업의 일부로 느껴질 만큼 소중한 부분이 되었다.
Q ‘한국화의 아이돌’, ‘21세기 풍속화가’, ‘팝-한국화가’ 등 별명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는?
사람들은 누구나 여러 가지 면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도 예쁜 한복을 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한 말끔한 모습도 있고, 작품 속 내숭녀처럼 엉성하게 커피를 흘리고, 볼품없이 앉아 햄버거를 먹는 모습도 있다. 부족한 점이 많은 나를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말로 불러주시는 것 자체에 감사한 마음이다. 굳이 꼽자면 '한국화의 아이돌'?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아서 가질 수 있는 별명인 것 같다.
Q 소통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제는 많이들 편하게 생각해 주신다. 강연 후에도 질문을 받고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편인데 ‘이런 소재를 그려보는 건 어떠냐’ 하시면서 아이디어를 내시는 분들도 있고, ‘이런 상황은 보편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주시는 분들도 있다. 가끔 소통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걱정을 듣기도 하지만, 소통은 내 작업의 지향점이자 일부이기도 하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일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Q 이모티콘으로 김현정 작가를 알게 된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음악 어플로 듣는 음원처럼 미술을 즐겨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갤러리 전시에 가면 예술작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미술관을 찾는 일도 모두에게 일상인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모티콘은 일상에서 누구나 예술을 쉽게 쓸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내숭 이야기’ 이모티콘 다음으로 사람의 26가지 감정을 표현하는 새로운 이모티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Q 상업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미술이 일상에서 향유되기 위해서는 작품의 상업적 활용과 소비에도 작가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는 미술과 자본주의 상업의 공생과 예술의 생활화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거꾸로 보면 예술이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일상에 가까이 있는 브랜드를 플랫폼으로 활용한 것이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기업 콜라보 프로젝트도 비슷한 맥락이다. 브랜드 입장에서 정말 다양한 프로모션 방법이 있었을 텐데,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선택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져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강연을 한지도 꽤 오래되었더라.
강의와 강연은 오히려 내가 느끼고 배우는 것이 더 많아서 꾸준히 하려고 한다. 잠시 감정이 무뎌질 때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면 재충전이 되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미술로 소통하기’로서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Q 주로 강연하는 주제는?) 강연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다. 내숭 시리즈 작업뿐만 아니라 예술 이해하기, 예술작품 소유하기와 관리하기와 같이 폭넓게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에 대한 것, 전통문화와 현대화 방향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림으로 하는 심리테스트, 페이퍼 토이, 컬러링 엽서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Q 입시미술을 오래 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입장이라 조언 보다 같은 길을 걷을 사람으로서 이야기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과 끈기, 그리고 그림을 정말 좋아하는 마음인 것 같다. 가끔 정말 즐기면서 그렸다는 것이 느껴지는 그림이 있다. 그리는 사람이 하는 모든 생각과 경험은 작업에 그대로 녹아들기 때문에 무엇이든 많이 보고 느끼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그림을 많이 그려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천재라고 알려진 피카소도 알고 보면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그렸다. 견딜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결국엔 원하던 순간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획ㅣ디자인프레스 편집부
취재·글 : 디자인프레스 에디터 문한아
사진 : 김잔듸(516 studio)
자료제공 : 김현정아트크리에이티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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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크리에이터 - 한국화가 김현정
1. 키워드로 보는 인물탐구
2. 김현정의 내숭 시리즈(1)
3. 김현정의 내숭 시리즈(2)
☞ 4. 예술가로 살아남기
5. 김현정의 '좋아요'(일상과 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