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코노믹 | 수묵의 정갈함 위에 도시적 감각 한국화 새 지평 열어
글로벌이코노믹 2016년 5월 11일자(498호) '예비 한류스타 누가 뜨나 <1>' 기획 기사로 실린 한국화가 김현정 인터뷰이다.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의 김현정 화가가 수묵담채의 전통 위에 도시적 감각을 더한 '내숭(Feign)' 시리즈로 대중적 인지도를 넓혀가는 과정과 화풍, 이력을 소개한다. 글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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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한류스타 누가 뜨나 <1> '내숭' 시리즈의 한국화가 김현정
수묵의 정갈함 위에 도시적 감각 한국화 새 지평 열어
그림을 위한 그림 과감하게 벗고 공감과 소통에 중점 둔 작품 그려
이웃들의 팍팍한 삶 소재로 다뤄 '내숭'을 주제로 스타화가에 올라
한국 화가 김현정(金炫延, Kim, Hyun-Jung)은 1988년 12월 9일 서울 출생이다. 20대 후반의 이 도발적 여성 작가는 생활친화적 소재로써 대중 친밀감(팝 아트의 일면)을 획득, '나'의 생활과 미술의 간격을 좁히며 한국화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내숭(Feign) 시리즈'는 한국을 뒤흔들고 국내외의 이름 모를 식당과 허름한 당구장에까지 그림이 내걸릴 정도로 인지도를 확보해가고 있는 중이다.
김현정은 선화예 중·고를 거쳐 서울대 동양화과와 복수전공한 경영학과 총동창 회장상을 받으며 졸업했다. 동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안양예고에 출강했으며 현재 대학과 기업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내숭'이라는 주제로 현재까지 개인전 7회 및 국내외 단체전 약 40회 등에 출품했으며 2014년 '내숭올림픽'전으로 전국적인 스타 화가가 되었다.
그녀의 그림은 미학을 앞세운 그림을 위한 그림, 그 허식과 위선의 굴레를 슬기롭게 비켜감으로써 관람객 모두를 비차별적 동지로 만든다. 그녀의 그림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김현정은 영미의 팝 아티스트들과 분명한 차별을 이룸으로써 한국화의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고 주변에 널려있는 소재들을 분명한 자기의 것으로 만든다.
김현정은 지난 3월 16일부터 4월 11일까지 27일 동안 서울 인사동 이즈 갤러리 4개 층 전관에서 열린 '내숭놀이공원'(Feign Amusement Park)전(展)에서 6만7402명의 역대 최다 관람객을 모았다. 2014년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의 '내숭올림픽'전에서는 12일 동안 2만3887명이 작품을 관람한 기록이 있다. 이 정도의 관객동원이면 흥행몰이를 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김홍도와 신윤복을 깊이 사숙한 작가, 그녀의 한국화는 '덧입힐수록 섬세하고, 투명해지는' 수묵화의 전통을 존중함에서 출발한다. 전통과 현대가 보완관계를 이루고 있는 그녀의 그림은 새로운 감각의 한국화 문화원형의 상징이다. 김현정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버거운 무게를 털어내는 작업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숭'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의미 있는 날에는 늘 한복을 입고 나타나는 청년 화가 김현정은 평생 늙을 것 같지 않은 동안의 얼굴이다. 만춘의 그녀에게 불어온 바람은 수묵담채의 정갈함 위에 '내숭'의 격정이 엄습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그녀의 그림은 매화꽃 향기로 진하게 번져 그녀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있고 밝고 명랑하고 성실한 그녀의 주변엔 행복한 밥상을 날라다줄 사랑으로 가득하다.
맑고 담백한 그녀의 그림 속에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까칠한 도회의 감각으로 채색된 한국화의 향방을 제시하는 다양한 담론이 들어 있다. 자신을 투사한 한복 입은 서울 처녀의 일상은 여성의 삶 자체를 넘어 젊은이들의 하루가 되고, 먹이 한지에 스며들 듯 모두의 공감을 사는 울림으로 번진다. 그녀의 그림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의 '희락(喜樂)의 표징'이다.
김현정은 먹으로 그려진 한복 치마에 한지를 붙여 콜라주한 저고리 차림의 처녀(자신)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청초, 양순, 지고지순을 떠난 듯 보이는 처녀는 한복을 입고, 퍼질러 앉아 패스트푸드를 즐기거나 선글라스에 하이힐을 신고 회전목마를 즐긴다. 그녀의 상상은 한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거나 말처럼 질주의 본능을 보인다. 그녀는 이웃들의 팍팍한 현재적 삶에 아픔을 공유하며 다양한 색깔의 풍선처럼 비상하고 극기하도록 격려한다.
김현정은 심각함을 탈색시키고 즐기면서 작품에 임한다. 그녀의 변주는 평면 작업의 단조로움을 극복할 입체·영상·설치 작업이 들어가 있다. 자신이 피사체가 되어 사진을 찍고 인물의 누드를 그린 후 옷을 그린다. 그녀는 작품 못지않게 국회의사당, 서울시의회회관,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굵직굵직한 전시 공간에서도 위풍당당하다.
한국화의 아이콘, '놀러 가는' 전시회를 만드는 김현정, 한국화를 재해석해내는 화가, '전시의 신'을 꿈꾸는 화가, 현대 사회의 신풍속도를 그려내는 화가, 한국화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내는 화가, 예비된 미술계 한류스타, 한국화단의 형성자, 가요계의 싸이나 김장훈 같은 예술가가 되고 싶은 그녀의 '내숭 놀이공원'은 일상의 고민을 털어버리는 거대한 놀이터였다.
표리부동한 사람을 현대 해학으로 풀어 보자고 시작한 내숭이야기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과 상호 반응으로 생기는 '내숭'이라는 큰 주제의 연장선에 있다. '내숭 이야기' '내숭 올림픽' '내숭 겨울이야기'에 이은 80여 점의 '내숭 놀이공원'은 실제 놀이공원이 아닌 일상 속의 놀이공원이며 이 일상의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일상 속 놀이공원을 이룰 수 없다면 현재의 삶에서 인생을 즐기라는 작가의 인생관이 반영되어 있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아름답다는 것이고, 김현정은 그것을 터득해왔고, 그럴싸해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은 내숭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준비된 한류 예비 스타 김현정의 대장정에 행운과 의미 있는 성취감이 함께하길 기원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
● 김현정 작가는…
- 학력
2015 서울대학교대학원 미술대학 동양화과 석사학위 취득
201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부 졸업/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학부 졸업
- 주요 개인전
2016 [내숭놀이공원], 갤러리 '이즈', 서울, 한국
2016 초대전 [This is our Future],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미국
2015 초대전 [내숭이야기], 국회의사당, 서울, 한국
2015 초대전 [내숭이야기],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중앙홀, 서울, 한국
2015 초대전 [新기마미인도], 말박물관 기획전시실, 경기, 한국
2014 [내숭, 겨울이야기], 코엑스홀, 서울, 한국
- 주요 단체 전시
2015 [한국화 소장품 특별전 '멈추고, 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경기, 한국
2015 [뉴욕한인청소년재단 작품전], 뉴욕, 미국
2015 [5월의 꽃향기展], 경민현대미술관, 경기, 한국
2015 ['아시안 하이웨이'],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 부산,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