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뷰 | vol.106 | 내숭과 진심의 접점
더 뷰(THE VIEW)가 김현정 작가와의 인터뷰를 싣고 '내숭 시리즈'의 탄생 배경과 작업 방식을 소개했다. 작가는 헤겔의 '인정투쟁' 개념을 빌려 '내숭'을 다른 사람의 시선과 통념적 평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보편적 태도로 설명하고, 한복과 누드,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자유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작업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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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숭과 진심의 접점
김현정 작가의 그림은 거울과 같다. 자아를 직면하는 순간의 불편함을 위트 있고 아름답게 표현해낸 〈내숭 시리즈〉로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이렇다고, 너는 어떠냐고.
PROFILE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석사과정 중이다. 세 번의 국내 개인전과 미국, 홍콩, 독일을 포함한 수많은 해외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알렸다. SNS, 블로그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으로 동양화와 한국화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제2회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금상, 제4회 세계평화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최우수상 등이 있다.
올해 〈내숭 시리즈〉의 전시회 반응이 뜨거웠다.
작년 대학원 가을 학기가 끝날 무렵부터 올봄에 선보일 전시회를 준비했다. 꼬박 여섯 달을 넘게 준비에 매달리면서 가히 내 인생에 전환점이라고 할 만한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김현정에게 '내숭'은 어떤 의미인가.
내 작품 속의 키워드인 '내숭'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통념적 평가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속마음과 다른 겉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모든 태도를 뜻한다. 헤겔은 인정받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인정투쟁'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내숭이 이런 인정투쟁의 일환으로 벌어지는 거의 본능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내숭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한 인간임을 자각하는 순간, 나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는 〈내숭 시리즈〉의 밑그림을 착안했다.
한복과 누드로 표현하는 방식이 재미있다.
한복은 '격식을 차려 고상한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흔하고도 일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현상을 드러내 보이는 효과적인 의상이다. 그리고 인물을 누드로 그리고 콜라주(저고리)나 수묵담채(치마)를 통해서 속이 비치도록 표현하는 것 또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라는 내숭에 대한 관객의 통찰을 유도하는 장치이다.
작품을 통해 찾아가고 싶은 진실 혹은 진심은 무엇인가.
근본적인 고민은 '자유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보다 자유롭고 솔직한 나를 직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내가 찾아가는 것은 시선이나 통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이틀 만에 모든 작품이 완판되었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첫 작품인 '나르시스'를 꼽고 싶다. 초기의 이미지로, 손바닥만 한 손거울을 앞에 놓고 눈썹 화장에 몰입하는 그 순간이 내숭을 표상하는 대표적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기에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앞으로는 어떤 '자화상'을 그려나갈 계획인가.
진심이 닿는 데까지 계속 나와 현대인의 '내숭'을 발견하고 작품화할 생각이다. 또 한국화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전도사가 되고 싶다. 유화의 경우 덧칠하면 할수록 화면이 두꺼워지지만, 수묵담채화의 경우 연한 먹(담묵)을 여러 번 칠할수록 농담과 번짐에 따라 투명한 느낌이 살아난다. 콜라주는 한지를 찢어서 풀로 붙이는데 붙이는 방식에 따라서 문양이 다양하게 나온다. 동양화의 빈 여백 또한 상상의 공간으로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사진 캡션] 나르시스(90×72cm) / 아차(145×117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