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현정 ARTIST Hyunjung KIM

JBL하만카돈_온라인 | 하만카돈 Kr 인터뷰: #2 한국화 김현정 작가

매체 JBL하만카돈_온라인 구분 잡지·정기간행물 게재일 2018.01.01 관리코드 MI186

하만카돈 코리아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한 온라인 인터뷰로, 김현정 작가가 '내숭' 시리즈의 탄생 배경과 반투명한 한복 치마로 표현한 이중적 이미지, 대중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 21세기 풍속화로서의 작업 방식 등을 이야기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준비된 AURA studio 스피커의 항아리·먹빛을 닮은 디자인이 자신의 작품 이미지와 통한다고 언급했다.

전체 본문 보기

[하만카돈kr 인터뷰 : #2 한국화 김현정 작가]

HK : 하만카돈 페이지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린다

김 : 안녕하세요. 내숭이야기를 그리는 한국화가 김현정입니다. 내숭이야기는 한복이 주는 고상함과 비밀스러움에 착안하여 한복을 입고 격식을 차리지 않은 일상적인 모습들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회의 전시와 3회의 개인전을 하였고, 뉴욕, 독일, 홍콩에서 전시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HK : 한국화가 가지고 있는 고정 틀을 깨버렸다. 이 파격적인 화풍을 생각한 계기가 있었나?

김 : 저는 <내숭이야기>가 기존의 동양화를 벗어난 독창적인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시도는 이전부터 계속 많은 작가 분들이 시도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복을 입은 여인이 21세기 일상적인 활동들을 하는 점이나, 현대를 상징하는 소품과 전통 한복이라는 요소의 충돌이 주는 느낌을 통해 이를 파격적이라 생각해 주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인물이 고상한 한복을 입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들을 하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작품 '내숭'은 애초에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희화화 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한복이라는 소재는 원체 제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대상이었기도 했지만, 한복 치마 속의 무궁무진한 비밀스러움 등을 나타내기 위해 한복을 차용했고,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라는 의미를 비추기 위해 반투명한 치마로 표현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희화하는 현대적 소품이 이에 가미되면서 이러한 요소적인 충돌을 유도했다고 생각합니다.

HK : 기존 한국화 주류의 반발? 비난은 없었나

김 :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항상 지지와 비판의 양면성을 감안하고 활동합니다. 새롭고 독특함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쪽과 그와 상반되는 뜻은 작품활동에서 피할 수 없는 의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한국화 주류의 반발이나 비난으로 국한시키기보다는, 대중분들을 포함해 가까운 친구 심지어는 가족들까지도 각자 다른 의견들을 들려주시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응원해 주셨던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이 극명하게 나뉘었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과 연구를 거듭했더니 지금은 하나의 독창적인 세계로 인정해주셨고, 지금의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HK : 어쨌거나 혜성처럼 등장해 최연소, 최다 등등 타이틀을 갈아치우고 한국화 계의 아이돌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대중들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김 : 작업의 대부분이 고백적인 자화상이므로 모든 생활이 다 영감의 원천이 되는데요. 이런 일상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낸 것이 좋아해주시는 이유 중 하나 인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투혼'은 햄버거 세트를 먹고 있는 장면을 형상화 한 것인데요, 제가 작업을 하면서 끼니를 거르다가 쓰러지겠다 싶은 순간에 전투적으로 섭식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내숭이구나!'하고 이를 소재로 한 것입니다. 스트로우로 감자튀김을 집어 먹는 것은 그림을 그리던 중인지라 손에 기름을 묻히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운치 있다'는 제가 저 혼자서 독점하는 공간인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비밀스러우면서도 운치 있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저의 아이디어는 저의 생활과 경험에서 불현듯 떠오르고, 그것이 더 보편적인 것일 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HK : 21세기 풍속도를 컨셉으로 한다 본적이 있는데, 소재는 어떻게 고르나

김 : 제 작업이 저의 자화상이니만큼, 실제로 생활하는 순간순간에 작품에 대한 소재를 얻습니다. 저의 생활과 경험에서 불현듯 떠오른 생각들, 그리고 그것이 더 보편적인 것일 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그냥 스쳐버리는 일상들을 저는 좀더 예민한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작업으로 연결시켰습니다. 사실 삶이란 그리 대단한 일의 연속이 아닌 일상들이 겹겹이 쌓여 재미있는 현상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봅니다.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의 모습들을 발견하고 새로운 시도를 반복하여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HK : 그림의 주인공이 작가님과 닮았는데 본인을 그리는 건가

김 : 내숭이야기는 '시선'과 '통념'으로부터 일탈하는 자유의 상태를 지향하는 저의 고백적 자화상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 듯, 작업의 출발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희화화 하기 위함이었지요. 그 사람들을 그리기 위해 저를 모델로 삼았고, 희화화의 과정 속에서 타인의 모습 속에 비친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고요. 그 이후부터는 저를 돌아보기 시작했고, 솔직한 저의 자화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후 모든 그림에는 제가 등장하고, 제가 모델 본인으로 등장합니다.

HK : 인터뷰 때 처음 들을 것 같은 질문을 하겠다. 작업할 때나 평소에 음악을 듣나?

김 : 작업할 때나 평소에 음악을 많이 듣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테고 미술하는 친구들은 유난히 더 그렇습니다. 미술은 재료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철학이나 사고를 표현해내는 활동이라 자신만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집중을 요하는 활동인데, 자신이 원할 때 작업에 몰두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음악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공간에서의 울림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스피커는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HK : D.사의 헤드폰이 작품에 그려진 것을 본 적 있다. 사용하는 제품인가?

김 : 사용했던 제품입니다. 제 그림은 21세기풍속화라 제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들이 시간이 한참 흐른 후대에 시대상을 반영하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늘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래서 그 당시의 핫 아이템들을 가능한 많이 재미있게 반영하려고 합니다. D사의 제품은 그 당시 제가 사용하던 아이템이라 자연스럽게 노출되었습니다.

HK : 오늘 준비해온 스피커는 AURA studio 제품이다. 동서양이 혼합된 디자인이 작가님 작품과 닮은 것 같아서 가져왔다.

김 : 항아리, 먹, 투명 등 동양적인 이미지가 연상되는데요, 하하하 제 작품들이 떠올랐어요. 제 작품의 치마부분이 모두 먹색으로 투명하게 표현되거든요. 제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 속이 다 보이는 내숭을 의미하는 표현방법이기도 한데요. 제 작품들 중에서 특히 "hidden story"는 투명한 치마속에 간직하고픈 순수한 동심과 저만의 소중한 기억, 어쩔 수 없는 욕망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이예요. AURA studio의 유려한 외형적인 디자인으로만 보여 줄 수 없는 여러 기술과 통하는 것 같아요.